설악산 대청봉과 공룡능선 무박산행 (151017)

2015. 10. 19. 14:07맹푸르나? 의 100대 명산 산행기/설악산 대청봉, 공룡능선

 

 

   설악산 대청봉과 공룡능선 무박산행..  2015년 10월 17일 

 

 

 

지리산 종주후 설악산의 마지막 단풍과 공룡능선의 절경을 탐하기 위해 설악산 산행에 나선다..

     

      

   

  

설악산의 공룡능선은 외설악과 내설악을 남북으로 가르는 설악산의 대표적인 능선으로서..

 

그 생긴 모습이 마치 공룡이 용솟음치는 것처럼 힘차고 장쾌하게 보이며,

한편으로는 공룡의 등 지느러미 처럼 울퉁불퉁하여 공룡릉(恐龍稜)이라 불리운다..

 

또한, 공룡능선은 우리나라 등산로중에서 가장 경관이 아름다운 코스로서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도 국립공원 제1경으로 뽑은 곳이며, 우리나라 등산로 중 거리 대비 최악의 코스에 뽑힐 만큼 두 얼굴을 간직 한 곳이다..

 

이러하다 보니 많은 산객들이 그 묘미를 만끽 하고자 찾게 되는 곳이다.. 

 

  

 

■ 오늘의 산행코스..

 

오색 - 대청봉 - 중청 - 소청 - 희운각 대피소 - 무너미고개 - 신선봉 - 공룡능선 - 나한봉 - 마등령 - 비선대 - 소공원

직선거리 16.7km(이동거리 약 23km), 소요시간 약 15시간
  

 

 

 

2015년 10월 16일..

일을 마치고 서둘러 배낭을 챙겨 잠실역으로 향한다..

 

잠실역에서 11시 30분.. "자하산악회" 버스를 타고 설악산으로 출발~~

이른 바 무박 산행을 하기 위해서 이다..  ^^!

 

무박코스는 거의 잠을 자지 않고 산행을 하는 것이라 경험상 약간의 각성효과를 일으키며 졸음을 쫓아주는 음료수를 챙겨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새벽 2시 30분에 들머리인 오색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한다..

헐...  이 새벽에 약 300명 정도 되는 산객들로 입구는 바글바글하다..

  

설악산은 국내최고의 단풍 명소로서, 설악산을 찾는 이는 하루 평균 3만명에 이르고 있으니 이 새벽에 이정도의 사람들은 약과라 할 수 있겠다..  ㅋ

   

 

  

  

도착하자 마자..  "VJ특공대" 에서 "2015 가을 설악산 단풍 대소동"이란 주제로 10월 23일 금요일 방송분량 촬영이 한창이다..

인터뷰 요청에 3차례 인터뷰..  별 기대는 없다.. 

(어차피 편집 될 꺼니까..  ㅋㅋ )

    

 

   

  

드디어 새벽 3시..  

탐방지원센터의 출입문이 개방되며, 기다리던 산객들의 정상을 향한 발걸음이 이어진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을 헤드랜턴에 의지하여 오로지 정상을 향해..  고고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새벽의 전등불이 마치 개미의 행렬처럼 3시간이 넘도록 이어진다..

  

  

 

 

어느덧.. 

서서히 태양이 어둠을 밀어내고 그 멋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후미의 일행들을 챙기느라 정상에서의 일출은 놓였지만, 그 뜨거움 만은 어느 일출 못지 않게 멋지기만 하다..

   

 

 

 

 

  

이제 환하게 날이 밝아 멀리 동해안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드뎌..  대청봉 정상에 도착..

길게 줄서서 기다리는 사이로 정상석 인증.. ㅋㅋ

 

날씨가 추울까봐 배낭에 겨울채비 챙겼는데..  정상에는 바람한점 없는 초가을 날씨를 보인다..  ^^

 

 

 

 

중청 대피소에서 아침식사로 신선한 돼지고기와 김치를 넣은 찌개를 간단히 끓여 먹고..

 

뒤에 보이는 공룡능선을 타기 위해 이동을 시작 한다.. 

(포스는 거의 산악대장 포스..  남들은 내가 산악대장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있다..  ㅋㅋ)

 

  

 

 

뒤 돌아본 대청봉과 중청대피소의 모습..

 

    

    

   

"공룡능선"을 향해 가는 동안 좌측으로 보이는 "용아장성"의 모습이 웅장하게 다가온다..

 

"용아장성"에 있는 봉정암에서 기도하면, 기도빨이 엄청 잘 받는다는 어느 산객의 말에 카메라를 당겨 기도처를 사진에 담아 본다..  ^^ 

 

   

  

   

  

  

"용아장성" 코스는 다음 기회에 탐 하기로 하고..

"희운각대피소"를 향해 가파른 내리막 길을 조심스럽게 이동..

 

 

 

 

멀리 모습을 보이는 "화채능선"과.. 

  

암봉들의 모습이 범상치 않게 다가온다..

   

  

 

 

   

  

"대청봉"에서 바라보던 "공룡능선"과는 다른..  위압감을 주는 공룡의 모습..

카메라를 당겨볼 수록 엄청한 위압감이 느껴진다..

 

앞으로 나아갈 길이 만만치 않음을 느낀다..  ㅋ

   

   

  

  

  

  

"희운각대피소"에서 발걸음이 느리거나 자신없는 회원들을 "천불동계곡"으로 하산시키고..

충분하게 식수를 준비하여 본격적인 "공룡능선" 길에 오른다..

 

"공룡능선"은 하산시점까지 식수를 보충할 수 없는 코스이다..

요즘은 대피소에서 생수를 팔고 있으니..  반드시 충분히 식수를 준비하고 출발하여야 한다..

 

"마등령삼거리"까지 약 5km의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식수도 없고 탈출로도 없는 죽음의 코스가 시작된 것이다.. ㅋ

  

   

   

  

"무너미고개" 에서 좌측으로 가면 "공룡능선"이 나온다..

 

무너미고개에서 마등령삼거리를 거쳐 비선대까지의 탐방로 구간별 난이도가 온통 검정색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이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코스라는 뜻이다.. ㅋ

 

자..  힘내서 출발하자~~

   

 

 

 

이제부터 급경사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으로 나타난다..

  

 

 

 

첫번째..  고비..

 

보기만 해도 아득해 보이는...  멀리 하얗게 보이는 신선대의 바위능선의 좌측을 지나야 한다..

카메라를 줌으로 당겨보니.. 능선을 넘어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

 

  

 

 

 

그나마..  멋진 풍경이 무거운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준다..  ㅋ

 

 

 

 

 

 

설악산은 온통 바위길 투성이다..

발바닥이 단단하고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중등산화가 필요한 이유이다.. 

 

 

 

 

그렇게 멀게 보이던 첫번째 관문이 눈앞에 보인다..

 

산은 그렇다..

한발자욱 한발자욱이 모여 멀게만 보였던 목표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뒤돌아 보니.. 대청봉과 소청봉..  그리고 희운각대피소가 보인다..

 

  

 

  

신선대에 올라서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공룡능선 전체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천화대"의 일원은 날카로운 공룡의 이빨처럼 솟아오른 암봉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마치 거대한 공룡 한 마리가 등을 보이며 천천히 북쪽으로 걸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가히..
설악산 최고의 경관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비탐방 코스이지만.. 언젠가 개방이 되면 꼭 한번 다녀오리라 다짐해본다..

   

   

  

 

 

"범봉"..

범선의 돗대처럼 우뚝 솓은 모습이다.. 

  

  

 

 

가운데 우뚝 솟은 봉우리가 "1275봉"이며, 그 우측편에 보이는 능선이 "마등령"이다..

 

"1275봉"의 좌측을 통과하여 마등령까지 가야 하는데.. 

줌으로 당겨보니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대여섯개의 봉우리를 지나..  언제 "1275봉"을 거쳐 "마등령"을 통과할까?  까마득하기만 하다.. 

  

  

 

 

 

한숨쉬고 있다고 가야할 길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그냥 묵묵히 내 갈길을 가면 되는 법..

 

"화채능선"의 아름다운 산 줄기가 그림처럼 펼쳐지고, 그 너머 푸른 속초 앞바다가 거침없이 다가온다..

 

 

   

   

  

마등령삼거리까지 3.6km..  비선대까지는 7.1km.....

  

 

 

 

서서히 아무런 생각이 없어진다..  오로지..  앞으로 전진..  전진..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멋진 풍경 뿐...

아무도 도와주는 이 없는 고독한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느낌이다..

 

  

   

 

  

 

쓰러진 소나무 밑을 통과하며..  또 하나의 산을 넘어 간다... 

 

 

 

 

능선에 올라서니..  아무 생각이 없는 철쭉을 만난다..  ㅋ

 

지난주 설악산에 첫눈이 내려 겨울등산 채비를 챙겨 왔건만..  날씨는 구름한점 없는 초가을 날씨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반팔을 가져오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될 정도로 덥다보니..

 

햇살이 따가운 양지바른 곳에서 철모르는 철쭉이 봄이온줄 알고 피었나 보다..  ^^

 

  

 

 

설악산 북측 능선의 모습이다... 

 

  

 

 

구비구비 이어지는 산세가 단풍과 어울려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며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다.. 

 

  

 

 

공룡능선의 하일라이트..  날카로운 공룡의 등뿔과 같은 모습의 봉우리들..

 

달력에서만 보아오던 멋진 설악산의 풍경이 나타난다..

(인증샷은 필수..  ㅋ)

 

 

    

      

  

 

뒤 돌아 본 공룡능선의 모습들..

 

공룡능선을 우리나라 국립공원중 제1경으로 꼽은 이유는 아마도 그 자체 경관도 빼어날 뿐 아니라 절경인 내설악과 외설악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산은 이렇게 항상 멋진 뒷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과연 나는 멋진 뒷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

많은 반성이 된다...

 

   

   

  

 

 

드디어..  

공룡능선의 가장높은 봉우리이자, 공룡능선의 중간 지점인  "1275봉"을 마자하게 된다..

 "1275봉"은 그 높이를 나타내는 숫자가 그대로 봉우리 이름이 되었다 한다..

 

그 봉우리 아래로 사람의 모습이 보여 카메라를 줌으로 당기자 힘들게 오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다..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ㅋ) 

 

  

   

  

또 한 봉우리를 넘고..  색 다르게 펼쳐지는 경치를 구경하며 "1275봉"을 향해 다가가서..

 

 

 

 

 

 

 

"1275봉"의 수직 구간을 밪줄에 의지하며 오르고 또 오른다..

 

마치 공룡 등뼈를 더듬는 듯 네발로 엉금엉금 바위틈을 기어서 올라가야만 한다..

  

  

 

 

 

멀리서 바라볼때에는 두려울 정도로 압도적이었던 "1275봉" 이었지만..

한걸음 한걸음 이어가다 보면 어느새 약 300m 정도를 올라 그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대청봉을 배경으로 멋진 봉우리들이 그 맵시를 뽐내고 있으며,

북측 능선은 단풍과 어울려 정말 멋진..  또하나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런 즐거움 때문에 나는 힘든 산행을 이어가고 있을 것이다..

 

   

 

 

설악산은 가을볕을 받아 전반적으로 다홍치마로 갈아입고 있지만..  공룡능선의 단풍은 이미 절정을 넘어서고 있는 모습이다..

  

마치.. 

대청봉이 옷고름을 풀고 넉넉한 품으로 설악의 모든 봉우리들을 감싸고 있는 듯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연신 감탄사를 연발케 하는 풍경은 황홀과 격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그 속에서 서있는 내 마음마저 붉게 물들이고 있다..
   

 

 

 

또 다시..  내리막과 오르막을 반복하며 봉우리를 넘고 넘어 간다..

 

이젠 사진을 찍는 것 마저 귀찮아 지며, 내 체력의 한계와 인내심을 테스트 받는 느낌이 든다..  ㅋ

 

 

 

 

그래도..  이렇게 멋진 모습을 보고 사진을 안 찍을 수는 없지 않은가...

까마득히 먼 길을 능선을 타고..  또 산을 넘고 넘어 어느새 이렇게 많이 걸어온 것이다.. 

  

가운데 우뚝 솟은 봉우리는 소청..  그 왼쪽이 대청봉이며..

앞에 보이는 바위산은 마치 고릴라의 옆 모습을 보는 느낌이 든다..

  

 

   

  

 

마등령을 향해 이동하는 동안 뒤 돌아 설악산의 멋진 경치를 또 담고..

 

 

 

     

 

  

   

마등령까지  약 1.7km 남은 지점에 있는 거대한 협곡을 지나..

 

 

   

   

  

3개의 고개마루를 넘은 끝에..  드디어..  고대하던 "마등령삼거리"에 도달한다.. 

말의 등과 같다는 마등령은 설악산에서 보기 힘든 평평한 고원으로 되어 있는 곳이다.. 

 

공룡능선을 타고 오는 동안 적어도 큰 봉우리 2개를 넘고..  작은 봉우리는 20개는 족히 넘은듯 싶다..

마(魔)의 구간이 맞는 듯 하다..

   

마등령 근처에서 바라본 설악산과 공룡능선의 위용...

 

 

   

  

마지막 남아있던 물을 마시고, 초코렛을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얼굴은 땀이 말라 소금이 뚝뚝 떨어진다.. 

샤워를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 진다..  ㅋ

 

  

  

  

이제부터는 하산길..

마등령에서 비선대까지 3.5km의 거리에 고도가 약 1,000m 차이가 나다 보니 굉장한 급경사의 길이며, 가도가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 하산길 구간이 이어진다..

 

하산길이라고 하여도 쉬운 코스가 아니다..

"비선대" 에 가까울 수록 급경사를 이루며 산행의 피로감을 가중시킨다..

 

내려오는 길에 바위틈에서 생명수 같은 식수를 보충하여 시원하게 들이키고..

비선대로 내려오는 길에 멋진 단풍도 구경하며..

 

 

 

  

  

   

지리한 길을 이어 오후 5시 30분경에 "비선대"에 도착..

물한모금 마시고 소공원까지 빠른 걸음으로 약 40분 정도를 이동하여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설악산의 "공룡능선"은 멋진 절경으로 나를 유혹하여 그 모습에 현혹되게 하는 반면..

나의 체력과 인내심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두얼굴의 모습이었다..

  

힘들었던 기억이 있지만..  매년 계절마다 다시 가보고 싶어지는 그런 매력을 간직한 설악산.. 

대한민국 최고의 산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

  

 

종주산행의 고전이라 말할 수 있는.. 지리산 종주와 설악산 종주를 마친 느낌은..

 

지리산이 마치 온화한 여성상이라면, 설악산은 강한 남성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

지리산이 조강지처와 같은 산이라면, 설악산의 요부와 같은 산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이런 산들이 우리곁에 있어 더욱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산은 늘 언제나 처럼 그 곳에 있었다.. 

철따라 옷을 갈아 입으며 내게 다시오라 손짓하고 있었다..

   

 

이 가을의 설악산과 공룡능선은 내마음을 빼앗아간..  내게 "도둑"과 같은 산이다..

  

  

 

  산행후기 : 초보산꾼..  "맹푸르나?"